2022 하반기~2024 상반기 까지의 회고글
어디서부터 글을 써야할까.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새 회사
이 회고글 이후, 들어간 새 회사. 초반엔 정말 좋았었다.
바쁘지만 열정 넘치는 회사 분위기, 성장을 추구하는 동료들, 나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성취감..
그러다 점점 상황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수습이 지나고, 2023년 상반기부터 였다.
감당할 수 없는 일
일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들어왔다. 팀 대내외 적으로 계속 달리는 분위기였고, 리더는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고 내부 팀 간의 경쟁 구조를 만들었다. 나또한 바쁘게 일을 계속 해나갔다.
성장한다기 보다는 소모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바쁘다는 이유로 엉망진창으로 일을 하는게 아닐까 싶은 고민이 들던 차에 일이 터졌다.
중요하게 배포해야할 일이 있었는데, 데드라인을 넘겼고, 결과적으로 배포에 실패했다.
그리고 나에게 더이상 일이 들어오지 않았다.
배포 실패와 그 후
배포 실패한 그 이후, 나에겐 새로운 일이 들어오지 않았고, 며칠이 지나 팀장과의 면담이 잡혔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결과적으로 나에게 책임을 묻는 자리였고, 앞으로 더 바쁘게 돌아갈 것이고 나에게 이 팀이 잘 안맞을 수도 있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하고 싶다는 의지, 더 잘하겠다는 열정을 보여주며 상황을 잘 넘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다음날 개발 리더와의 면담이 잡혔고,
그 면담은 내가 살면서 겪은 면담 중에 가장 최악의 면담으로 꼽히는 자리였다.
감정적이게 적고 싶지 않아서 간단히 요약하면,
못한 점에 대해 추궁하는 자리였고, 팀을 강제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팀장과의 면담과 얘기가 달랐던걸 보면, 개발 리더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폭언과 깎아내림, 연봉에 대한 비아냥을 들은 것은 덤이었다.
지금에서야 축약해서 덤덤하게 쓰지만, 그 당시에는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나만) 강제로 팀 이동을 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니까,
나에게 2주의 시간을 준다고 하며, 가고 싶은 팀을 컨택해오면 승인을 해주겠다고 했다.
면담 이후, 나는 배포 실패한 업무에 대해 전해들은 바가 없어서
새로 고치고 다시 재배포 하려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외부사 API 연동이 필요해서 관련해 공유 톡방에 문의를 한 날, 저녁에 갑자기 팀장에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들은 얘기는 "일을 하지 않아도 좋다"라는 얘기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을 하지 말고, 회사를 나오지 않아도 좋다"는 이야기였다.
"2주의 시간 동안, 팀을 컨택해보되, 일은 하지 말고 회사도 나오지 말아라"가 말의 요지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리고 분노했다.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 하나를 이동 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다시 이직 준비
나는 분노 했고, 팀 이동보다는 이직을 선택했다. 그래서 짧은 기간 이지만 이직 준비를 했고 시도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를 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준비할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게 컸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직한지 얼마 안되서 다시 이직을 시도하는것에 대해 설득력 있게 포장을 잘 못했던 것 같다.
2주의 시간이 지나고, 너무 짧은 것 같다고 2주의 시간을 다시 받았고. 그 시간도 이직 준비에 썼지만
결과적으로 이 당시 이직 준비는 실패를 했다.
그리고 회사에 복귀를 했다.
리더의 사과와 팀 이동 포기
복직하고, 조직 내 최고 리더에게 사과를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게 폭언을 하고 인사이동을 지시한 당사자에게는 사과를 듣지 못했다. 임원급인, 내가 속한 조직의 최고 리더가 내 일과 관련된 모든 리더들을 불러 모아 (4명 정도) 지금까지의 일을 쭉 브리핑하고 결론적으로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이 때 특히나 지금 내가 겪은 상황이 "비정상"적이구나 깨달았던 것 같다.
복직을 하고 나에게 폭언을 했던 개발 리더가 말한 것처럼 "어드민 개발이나" 하러 다른 팀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복직을 한 이후에도 팀 이동에 대한 기회는 몇번 있었지만, 이동한 팀 리더 분이 나에게 어드민 개발만 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고, 그 팀의 다른 업무가 마음에 들어서 결과적으로 이동을 안하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이 결정을 지금은 굉장히 후회하고 있다.
여러가지 사내 괴롭힘들
그 와중에 내 인사 이동에 대해 사내에서 여러 말들이 돌고 있는 것을 알았다. 가장 큰 원인은, 복직 초기에 나에게 다가와 위로해주려고 했던 사람인 줄 알았던 사람이 내게 이야기를 듣고 뒤에서 소문을 퍼뜨리고 다닌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나서 큰 충격을 먹었고, 관련해 소문을 낼거면 내가 당신 때문에 죽고 싶어 한다는 것도 소문내라며 좋지 않게 맞대응을 했고, 결과적으로 이전 팀 사람들과 서먹해지게 되었다.
이동한 팀도 결과적으로 같은 조직이고 같은 사무실을 써서 그런지, 나에 대해 굉장히 사람들이 서먹해하고, 의도적으로 따돌림을 한 것은 아니지만 따돌림을 당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지병의 증상 악화와 병가
사실 나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조울증이다)
지금까지 써온 일련의 사건들을 겪어오며, 우울증 증세가 한증 심해졌고 증상이 악화되어 회사를 나가는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회사를 출근했는데 자리에서 과호흡을 하며 심장이 마구 뛰고, 갑자기 초조하면서 아무것도 못하겠고 안절부절 못하는 증세가 나타났다. 주변에 물어보니 공황 초기 증세라고 하였다.
그 날 이후 바로 병가를 썼다.
병가 기간에 한 것들
병가 기간동안 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전에 회사를 강제로 쉬었을 때처럼 분노를 원동력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 당시 나는 엉망진창인 상태였고, 간신히 숨만 쉬고 있었다.
어머니가 매주 와서 나를 케어해주시지 않았다면 정말 안좋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 당시 나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여행, 그리고 짝꿍
사실 여행은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병원 의사 선생님이 계속 집에서만 우울해하며 있지말고 쉬는 기간동안 여행이나 다녀오는거 어떻겠냐고 설득하셔서 가게 되었다.
당시 여행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여행지에서 지금 만나고 있는 짝꿍을 만나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크게 위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엉망진창 회사 생활
복직, 무기력과 집중력 저하
복직은 했지만, 내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업무에 전혀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몰랐는데, 중증의 우울증은 성인 ADHD와 증상이 흡사하다고 한다.
현재는 성인 ADHD로 진단받아 콘서타를 복용 중이지만, 오진일 가능성도 있다.
여튼 당시에는 집중이 심각하게 되지 않았고 그게 업무의 퍼포먼스로도 연결되었다.
결과적으로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 다음에 인사이동으로 다시 타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불합리한 업무 분담과 평가
2024년이 되어, 병세도 좀 나아지고, 새로운 의지로 일을 시작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인사이동으로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그 팀에서 업무 분담이 문제가 되었다.
지금의 팀장이, 나에게 테스트 코드 작성 업무만 시켰다. 그것도 비정상 적인 수준의 양을.
비정상 적인 수준이라는 것은 내 개인적인 해석이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본 것이기도 하다.
그룹 내의 모든 프로젝트(프로젝트만 20개가 넘어간다)에 대해서 나 혼자 테스트 코드 커버리지를 95% 올리라는 업무를 받았다. 3달을 테스트 커버리지 세팅과 테스트 코드만 작성했다.
업무 초기부터 다 못한다고 말씀 드렸었지만 팀장은 강행했고, 그 결과는 저평가로 돌아왔다.
나보고 5년차 개발자 답지 못하다며 역량이 부족하다고 가스라이팅을 하는데 그 근거가 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였다.
다시 이직 준비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었지만, 불합리한 업무는 참을 수가 없었다. 내부 이동을 몇번 시도 했지만, 그 동안의 공백기, 작년 하반기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 것 등의 이유로 내부 이동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이직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퇴사를 생각했으나, 주변에서 극구 말려서 일단 병가를 쓰고, 쉬었다.
며칠 쉬고 바로 이직 준비를 다시 진행했다.
현재까지 이직 준비를 하고 있으나, 잘 되고 있지는 않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크고,
가장 큰 원인은 이 회사 들어와서 생긴 공백기 때문에 쓸만한 경력 사항이 거의 없는 점.
- 그리고 있는 경력 사항도 면접에서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점.
그렇기 때문에 이전 회사 경력 사항을 좀 더 깊게 물어보게 되는데,
이 부분은 또 시간이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나서 대답을 잘 못하는 점 등이 있다.
현재도 계속 이직 준비 중이지만, 해당 이슈가 해결이 안된다면, 면접을 계속 보더라도 같은 결과일 것 같아서 다른 해결책이 필요한 상태인 것 같다.
앞으로..
뒤로 갈수록 간략하게 작성하긴 했지만, 정말로.. 많이 힘들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흰머리가 엄청 생겼고, 스트레스와 더불어 복용하는 약이 늘어서 약 부작용으로 몸무게도 몇십키로 늘었다. 하지만, 지금은 병원을 꼬박꼬박 다니며 증상이 많이 호전되었다.
이 부끄러운 회고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이전의 내가 그랬듯이 나는 이겨내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다짐이기도 하다.
남은 기간동안, 현재의 회사에서 돌파구를 찾든, 새로운 회사를 찾아 나서든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현재를 충실하게 살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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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Jade
Jade
Back-end Engin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