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Oklo Inc.


2025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 이후 미국 경제에는 심상치 않은 흐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그는 역사상 유례없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을 시작했고, 그 여파로 미국 시장은 트럼프의 한마디, 한마디에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며 경기침체가 우려되었다. 하지만 상황은 반전됐다. 트럼프는 특유의 큰소리와 협상 전략으로 한국,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을 상대로 관세를 무기로 원하는 결과들을 하나둘씩 얻어냈고,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은 안정세를 보이며 고용지표 또한 4.3%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시장의 최대 불안 요소였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5년물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트럼프가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자산을 주식시장으로 다시 끌어들이면서 해소되었다. 그 결과, S&P500 지수는 역대급 단기간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었다.
트럼프와의 친분으로 주목받는 기업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Palantir와 Tesla는 그의 취임과 동시에 주가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물론 Tesla는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하락세를 탔지만,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며 든든한 뒷배를 자처했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의 경제 행보 속에서 특이한 흐름을 보이는 한 종목이 있다. 바로 Oklo Inc.이다.
TLDR: 트럼프의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과 재정적 지원과 함께, 2017년과는 180도 달라진 샘 알트만의 트럼프에 대한 관심과 지지, 그리고 Oklo 공동 창업자로서의 사퇴 이후 이어지는 행보들이 주목된다. 동시에 원자력 관련 주식 전반의 성장세 속에서, Oklo 역시 앞으로 더 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Oklo Inc.는 샘 알트만이 공동 창업한 원자력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출발은 기존 원자력 기업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Oklo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원자력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는 달리, 핵연료 패기물을 재활용하는 에너지 기술부터 고속로 소형화 모듈형 원자로(f-SMR)를 통해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마이크로그리드 (Microgrid)에 추가될 수 있게 분산형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기술을 개발 중 이다.
이번 글에서는 Oklo의 전체적인 기술적 청사진보다는, 최근 관찰되는 이상 징후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샘 알트만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그가 남긴 발언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hatGPT와 같은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에너지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마존(AMZN), 구글(GOOG)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 또한 친환경 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을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알트만은 농담 같지만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I wonder how much money OpenAI has lost in electricity costs from people saying 'please' and 'thank you' to their models." (Entrepreneur, 2024)
사용자들이 ChatGPT를 사용할 때, ‘thank you’ 혹은 ‘please’ 같은 불필요한 정중 표현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낭비되고 있다—샘 알트만은 이를 농담처럼, 그러나 의미심장하게 꼬집었다.
그런데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알트만은 자신이 직접 창업한 에너지 회사 Oklo의 이사회에서 전격 사퇴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단순한 사임이 아니라, OpenAI와 Oklo 간의 미래 파트너십 가능성이다.
현재 OpenAI는 폭증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처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해답 중 하나로 소형 원자로(SMR)를 개발 중인 Oklo가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알트만은 여전히 Oklo의 지분 4.8%를 보유하고 있어, 공식적으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두 번째로 주목할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다.
알트만은 과거 2017년,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당시만 해도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쏟아냈던 대표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알트만은 트럼프 행정부에 조 단위의 기부를 시작으로, Stargate AI 프로젝트까지 트럼프와 나란히 행보를 맞추고 있다.
동시에 트럼프는 여전히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기존 친환경 에너지보다는, 원자력 발전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Oklo는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정치적 뒷받침까지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에 대한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활용한 구조조정까지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개혁 움직임 속에서, Oklo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조짐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는 NRC가 원자력 프로젝트의 심사 및 승인 절차가 지나치게 느리고, 혁신과 발전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 기관이 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NRC에 의해 제한된 소규모 원자력 프로젝트들을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로 이관하여 추진하려 했던 사례들도 존재한다.
현재 대형 원자력 발전소들 역시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특히 보다 넓은 지역에 안전하고 지속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s)’ 개발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트럼프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기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는 동시에, SMR 관련 예산은 그대로 유지하는 행보도 실제로 보였다. 이는 Oklo가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들과 달리,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SMR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기술·정책적 방향성이 맞닿아 있는 셈이다.
이 글을 마치며…
이 모든 정황을 종합해 보면, Oklo Inc.는 단순한 원자력 스타트업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 산업, 에너지 정책, 그리고 글로벌 수요 변화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AI 시대의 중심에서 에너지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샘 알트만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규제 개혁과 원자력 중심 에너지 전략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있다.
이 두 축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Oklo는,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가 아닌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및 친환경적 핵폐기물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보다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관세 정책, 에너지 수요, 기술 리더십, 그리고 규제 개혁. 이 복잡하게 얽힌 국면 속에서 Oklo의 방향성과 위치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Oklo의 향방은 단지 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넘어, 향후 에너지 산업의 방향성과 정책 지형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그 조용한 움직임 속에서,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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