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플랫폼 정하기 (하)


지난 글, 블로그 플랫폼 정하기 (상) 편에 이어지는 글이다. 지난 글에서 후보는 10개로 정했다.
후보 비교하기
TistoryBrunch StoryGithub PagesMediumvelog
Wordpress
inblog
Ghost
Hashnode
BlogPro
오늘은 이어서 velog
부터 진행하겠다.
(5) velog
이건 마치 Tistory + Github Pages + Medium
오해하기 전에, 기능적으로 Tistory
와 Github Pages
, Medium
을 합쳤다는 말이 아니다. 당신의 고민과 사용 경험을 고려할 때 위 3 가지를 적절히 섞은 듯한 선택지라는 뜻이다.
첫 번째로 소개했던 Tistory
는 가장 많은 장점을 가진 플랫폼으로, 깊은 고민이 싫다면 바로 Tistory
를 하라고 권유했다. 어려울 것 없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바로 글을 쓰면 된다. 스킨은 입맛에 맞게 차차 변경(수정)하면 된다. 이런 면에서 velog
역시 마찬가지다. 별다른 고민 없이 시작하면 된다. 묘하게 velog 포스팅은 신뢰가 간달까?
또 Github Pages
와 마찬가지로 꽤 멋진 선택지다. velog
는 전형적인 “개발용 블로그”다. velog
를 제작한 사람은 velopert라는 개발자다. velog
피드에 올라오는 글 중에서 개발 관련 내용이 아닌 것은 없다. 전부 다 개발과 관련된 내용이다. 여기서 영화 리뷰하는 사람은 잘 없잖아.
게다가 Medium
과 같이 포스팅을 작성하는 것만 신경 쓰면 된다. “나만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계정에 종속된 포스팅을 늘려가는 것 뿐이니 말이다. 더불어 Medium
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태그와 시리즈를 이용해 나의 포스팅들을 분류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Medium
도 리스트로 관리가 가능하지만 태그로 관리할 수는 없다. 게다가 velog
는 국내 서비스이므로 양질의 글들이 모두 우리말로 되어있지 않은가.
하지만, 분명 단점도 존재한다. Tistory
나 Github Pages
와 같이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없다. 애초에 할만 한 껀덕지가 없다. 또 개발용 블로그라는 이미지가 강한 만큼, 다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포스팅하려는 주제가 개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velog
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Google AsSense
도 당연히 붙일 수 없고, 그 외에 수익 창출도 불가능하다. 당신은 velog
라는 서비스에 정보를 업로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Medium
과 같지만, 그만큼 Medium
의 단점을 그대로 닮고 있다. 대신 Medium
은 Membership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킬 방법이 있다.
(6) Wordpress
큰 자유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
벤 파커 (아님)
글로벌 점유율 1위의 CMS. 블로그 좀 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Wordpress
(이하 ‘워프’) 하나쯤은 운영한다. 달리 말하자면, 블로그로 돈 좀 벌어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말이다. 솔직히 워프로 어쩌구 저쩌구… 하는 주장들 중에서 80%는 걸러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돈이 잘 벌리고 쉬우면 공유할 리가 없잖아? 그럼에도 20%를 듣는 이유는, 그걸 공유해도 안 할 사람은 안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20%는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워프
는 가입(구독)형으로 블로그를 개설할 수도 있고, 서버를 자체 구축해서 운영할 수도 있다(설치형). 보통은 AWS Lightsail로 서버만 임대해서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게 가장 가성비가 좋다. 그외에는 Cloudways
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워프
서버를 운영한다. 가입형은 내가 신경쓸 부분이 많이 없어서 편리하지만 그만큼 커스터마이징의 제약이 있다. 설치형은 자유도가 무궁무진 하나, 그만큼 다 내가 책임져야 한다. 관리 포인트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자, 다시 처음을 생각하자.
나는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면 웹 사이트를 하나 구축해서 운영하고 싶었던 것인가? 나는 글을 쓰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면 성능 좋고 SEO 잘 되어있는 사이트를 구축해서 애드센스로 돈을 벌고 싶었던 것인가?
(7) inblog
복병.
어느덧 7 번째 비교 후기를 작성하고 있지만, 실제로 내가 대부분의 플랫폼에 대한 비교를 끝냈을 때. 그러니까 후반부에는 Ghost
와 inblog
, Medium
을 비교하고 있었다. Ghost
는 해외 서비스고 나름 10년이 넘은 브랜드다. inblog
는 국내에서 개발한 플랫폼이고 이제 막 3 년 차가 된 브랜드다.
나는 이런 IT 기업에 대한 편견이 있는데, 보통 해외 서비스가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엔 이런 서비스가 많지 않으니, 언제 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Ghost
는 Google Lighthouse 성능 점수가 거의 100점에 가깝게 나온다. 그 외 접근성, 권장사항, SEO 모두 90점 이상을 획득한다. 내가 직접 글을 쓰고, 이미지를 업로드하고 테스트했으며, Ghost Pro(가입/구독형)에서 실행한 결과다. 그런 와중에 inblog
를 알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같은 내용의 글과 이미지를 가지고 테스트했다.
웬걸, 속도(성능)에서는 약간 밀렸지만, 나머지 점수가 Ghost
와 비등했다. 게다가 해외 서비스라 그런지 몰라도 간혹 버벅이던 Ghost
의 대시보드(관리 페이지)와 달리, 국내 서비스인 inblog
는 꽤나 빠릿했다. 굉장히 쾌적한 경험을 주는 플랫폼이었다. 글쓰기 경험도 준수했다. Ghost
보다 더 다양한 폰트 꾸미기가 가능했지만, Ghost
에서는 되는 것이, inblog
에선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비등비등했다.
하지만 비용 측면에서 inblog
의 압승이었다. 무료이기 때문이다. 대신 커스텀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도메인을 변경하고, 화면의 레이아웃을 수정하려면 Team Plan을 구독해야 했고 그건 너무 비쌌다. 그렇다. inblog
는 개인을 위한 블로그 서비스가 아닌 것이다. (그런 플랜이 없다)
Ghost
는 유료다. 가입(구독)형으로 하려면 말이다. 워프와 마찬가지로 설치형으로 한다면, 그건 서버 비용에 따라 다른 것이니 설명은 스킵하겠다. Ghost
의 Starter Plan이면 연 결제 기준으로 9$/월이다. 월 결제 기준으로 해도 11$/월이다. Creater Plan은 좀 더 많은 것을 제공하지만 20$가 넘는다. inblog
의 Team Plan은 39$/월이다. (…)
정말 막판까지 inblog
와 Ghost
를 고민했지만 승자는 따로 있었다. 그건 9 번째 Hashnode
파트에서 설명하겠다.
(8) Ghost
돈 많으면 Ghost가 최고.
난 언제나 좋은 서비스엔 충분한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chatGPT
의 유료 구독이 나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구독했으며, Youtube Premium
역시 광고 제거는 물론, 음악까지 들을 수 있어 바로 결제했다. 요즘 쿠팡 로켓 배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사람들은 자신에게 충분한 도움이 될 때,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열게 된다.
내겐 Ghost
가 그랬다. 아니 그럴 뻔 했다. 압도적인 Google Lighthouse
점수는, 당장 내 지갑에서 월 9~11$를 가져가도 된다는 그린 라이트였다. 게다가 마크다운을 완벽히 지원하며, 집중할 수 있게 만든 UI는 글쓰기 경험 측면에서도 우수했다. 유료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커스텀도 가능했다. 도메인을 변경하고, 테마를 변경하고, code injection을 통해 Google Analytics
도 설정할 수 있다. 약간의 script를 작성해 TOC를 구현하기도 했다(그렇다. Ghost
에 TOC 기능은 없다).
테마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수정하려면 설치형으로 구축하거나, Creater Plan을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공식으로 제공하는 테마가 충분히 깔끔하고, 오히려 성능이 좋았다. 원래 튜닝의 끝은 순정이 아니겠는가? 그리고난 Ruby 테마가 참 맘에 들었다.
게다가 구독형(Pro)을 사용하면 알아서 서버를 관리하고, CDN을 세팅해주기 때문에 성능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때문에 워프
보다 우세하다). 설치형으로 구축하려면 당연히 내가 직접 해야 한다. 그래서, 무료인 inblog
를 눈앞에 두고도, 조금 더 나은 성능, 조금 더 가능한 커스텀, 그리고 관리의 편리함 때문에 Ghost
를 결제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걸리는 것들이 있었다. 정말 애매한 부분인데, Ghost
는 블로그라고 부르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일단 첫 째, 블로그 통계가 없다. 어떤 글이 많이 읽히고, 어떤 식으로 어디서 접근하는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뉴스 레터 기반이다. 내 블로그를 구독하면, 포스팅을 발행할 때 뉴스레터를 보낼 수 있고, 그 뉴스 레터 메일을 열었는지, 읽었는지 이런 정보를 통계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은 Google Analytics
로 보완이 가능하다.
둘 째, 카테고리 개념이 없다. 대신 태그를 입력하고, 태그를 모아서 볼 수 있게 링크는 메뉴에 고정하면 된다. 충분히 카테고리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없는 것은 어쨌든 없는 것이다. velog
와 같이 Series로 관리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태그로만 관리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이렇게 결제 직전에 조금 주저하고 있었고, 정말로 Tistory
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나는 Hashnode
를 발견했다.
(9) Hashnode
내가 원했던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 근데, 이게 왜 무료야?
Ghost
를 결제해야겠단 생각과 약간의 주저함이 공존하고 있던 때. 나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조사에 들어갔다. “이런… 저런… 것들이 중요한데 이런 블로그 플랫폼 없어?”라고 chatGPT
에게 다시 한번 물어봤다. 그렇게 알게 된 Hashnode
였다.
마크다운을 지원하고, 도메인을 설정할 수 있다. Favicon와 Logo, 그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커스텀을 지원한다. 카테고리 대신 시리즈로 글을 분류할 수 있고, 동시에 태그도 지원한다. Ghost
와 마찬가지로 SEO를 최적화 해주고, 성능도 좋다. 단, 브라우저 검사 기능에 막혀서 Google Lighthouse
검사는 실패했다. 그래서 정확한 수치로 성능을 측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냥 내가 직접 사용해 보기로는 전혀 느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눈버깅. Ghost
와 달리 블로그 통계도 볼 수 있다. 물론 이 통계는 Tistory
에 비하면 정말 빈약한 수준이다. 다시 이야기 하지만 Tistory
는 정말 좋은 서비스다.
대신 현재 Beta로 제공하는 좀 더 상세한 통계 정보가 있는데, 이게 또 Google Analytics
와 유사하다. 게다가 Google Analytics
를 연동할 수도 있다. 그리고 Github Repository
와 연결해 아티클을 백업할 수도 있다. 백업이라는 본연의 기능만으로도 만족스러운데, Github
잔디까지 심게 되는 것이다. Ghost
와 inblog
를 합친 기능에, Github
잔디의 이점까지 얻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게 다 무료다!
물론 단점도 있다. 테마의 커스텀이 제한적이다. 아니 거의 없다. 어떤 포맷으로 글 목록을 보여줄지 3 가지 중에 하나로 변경하는 것만 존재한다. Magazine, Stack, Grid 형태 중 하나다. 이거 외엔 상단 Logo나 Favicon 등에서 내 개성을 드러낼 수 있지만 그게 끝이다. Google AdSense
도 붙일 수 없다. 하지만 무료로 운영할 수 있는 만큼 이건 큰 단점은 아니었다. 그리고 어떤 방법이 있다고 하던데, 딱히 애드센스를 붙일 생각이 없어서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다. 애드센스를 붙이면, 페이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고, 글을 읽는 경험 면에서도 좋지 않다. 무료로 운영할 수 있는데 굳이 애드센스까지 붙여가며 서버 비를 벌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
앞서 Ghost
파트에서 말했듯, 난 좋은 서비스라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가 망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Hashnode
는 그걸 차단(?)한다. 개인 Plan은 무료만 제공하고, 그 이상은 Startup(199$/월)과 Enterprise(Custom) Plan으로 제공해, 기업에게만 돈을 받고 있다. 199 달러라니… 이건 개인이 지불하고 사용할 수준이 아니다. 그냥 무료를 즐기면서 맘껏 사용하도록 하자.
자, 그래서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알아봤던 플랫폼이 있었다.
(10) BlogPro
Notion 기반 블로그. 그런데 국내를 곁들인.
생긴 것과 다르게(?) 국내 서비스, 아니 국내 서비스라는 표현은 애매한데. 아무튼 BlogPro
는 우리나라 개발자가 만든 서비스다. Notion
을 베이스로 하는 블로그 플랫폼이고, 심지어 Google AdSense
를 붙일 수도 있다고 한다.
Notion
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허들이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대로 뒤집어서 말하면 Notion
을 사용하지 않으면 굳이 Notion
까지 사용해야 하는 플랫폼이라는 말이다. 즉, 이 부분은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양날의 검이다. 마치 Github Pages
로 포스팅을 하려면 .md 파일을 따로 작성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Notion
을 끼고(?) 있는 만큼, 사이트의 속도가 매력적이진 않다. Google Lighthouse
기준으로 7~80 점 대가 나왔다. 앞서 Ghost
나 velog
는 물론이고, 심지어 Tistory
도 스킨을 잘 설정하면 90점 근처의 점수가 나온다. 많은 개발자들이 사용하는 hELLO 스킨이 그렇다. 이 자리를 빌어 스킨 제작자 정상우 님께 감사를 전한다. 갑자기?
아무튼 이래저래 나에겐 애매한 서비스라서 선택하진 않았지만, Notion
에 있는 정보를 그대로 블로그로 변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알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글에 넣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니까 응원하는 마음도 있고. 제한맨 아님
결정
그래서 나는 결국 Hashnode
로 결정했고, 그렇게 이곳에 글을 남기고 있다. 언젠가, 괜히 마음에 바람이 불어 다른 플랫폼으로 이사 갈 지도 모르고, Hashnode
회사가 망해서 옮길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일단은 여기서 정착해 보려고 한다. Github
으로 백업도 되니 나중에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결국 중요한 것은 글을 작성하는 행위니까.
이 글을 보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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