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end 공부를 시작하며

Table of contents
나는 로보틱스 개발자로써 지금까지 사회에서는 3년차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연구실에서는 약 2년정도 공부를 했고 관련 지식을 5년정도 본 것인데 몇가지 의문이 생겼다.
로보틱스, 정말 이 분야가 맞을까?
나는 임베디드 특화 학과에서 마냥 코딩을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학과에 붙어 있었고 밥 벌어 먹고 살 걱정을 심각하게 하다가 학부 3학년, 자율 주행 분야를 꿈꾸며 연구실의 문을 두드렸다. 그 연구실은 사실 로보틱스 랩이었고 열심히 한 우물 파서 나름 작은 상도 타고 로보틱스에 입문했다.
그러나 졸업할 시점이 되어도 모르는게 너무 많았고 이 분야가 얼마나 깊은지에 대해 좌절감만 엄습했다. 지금도 공부만 주구장창하면서 예전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한참 모자란 실력을 가진 못난이 개발자이다.
기본기 부족이 처음에 가장 치명적이었는데 학부에서 C / C++을 배워봐야 얼마나 배우는가? 무언가 작은 기능은 만들 수 있었지만 모던 문법도 몰랐고 실제로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다 까먹어서 방학이 지나면 없는 지식들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20살, ‘대학 수학 1’ 을 펴자마자 더 이상 내 인생에 수학은 없다며 책을 덮고 ‘C’로 수학 학점을 죄다 채우던 망나니였고 로보틱스에 선형대수, 최적화 이론을 볼 때 마다 멘탈이 터져나갔다.
결국 도돌이표로 수학책을 펴야했고 결국에 이해할 수 있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는 성공했다만 새로운 논문을 볼 때 필요한 영어나 복잡한 수식까지는 이해하지 못해서 아직까지도 어색하고 이해하는 속도도 안난다.
졸업할 때엔 신생 연구실에서 거의 두번째 졸업생이었다. 교수님께서 꼭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라도 로보틱스 석, 박을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한창 열심히 할 때 그 열정을 높이 사주신거 같다. 실력이 참 부족한데 말이다.
아무튼 5년간 절여진 내 경험으로 국내 로보틱스 환경은 내 길이 맞는지 항상 의문을 품기에 충분히 열악했다.
일단 취업 현황? 굉장히 처절하다. 몇년 전 나는 정말 운이 좋게도 졸업하자마자 괜찮은 일자리를 교수님 소개로 얻을 수 있었고 코로나로 상황이 안좋아져서 나오게 되었지만 또 바로 작은 중소기업으로 이직까지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는게 많아야 하고 다방면에서 뛰어나야 되는 로보틱스라는 분야에서 임금은 정말 짰고 어딜 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표윤석 교수님이 한 세미나에서 이런 말도 하셨다. 돈을 바라면 다른 분야 가야된다고 ㅋㅋ.. 여긴 열정페이가 기본인거 같다.
연봉은 심히 맘에 들지 않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졸업 후 취업에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노력했던 분야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 생각하면서 회사를 다녔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말 많은 SLAM 문제들이 딥러닝을 통해 풀리고 있고 결국 end to end로 ai가 풀어버릴꺼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 시대에 따라 나도 LLM이나 DL을 공부했는데 국내 기업들은 이런 최신 연구가 아니라 10년도 더 된 기술로 당장 로봇이 움직이는데에만 혈안되어 있다. 물론 연구가 가능한 곳도 있겠지만 그놈의 석, 박을 따야 명함을 내볼 수 있고 나는 결국 그 길은 선택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gpt의 등장. 세상이 아주 이상해졌다. 내 지식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왜 돈 주고 3년차 경력을 뽑아야되지? 나한테 묻는다면 그럴 필요가 하나도 없다고 답할 수 있다. 신입은 어떨까 더더욱 필요가 없다. 그런데 왜 뽑아갈까? 그만큼 기술이나 뭐가 없다라는 반증일 수도.. 뭐 내 개인적인 부정적 생각이다.
당장 직장에서 돈 주니까 다닌다는 마인드로 여기서 계속 버틸 수도 있고 아주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이직까지는 가능할거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인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들었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가 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돈을 못벌고 싶었던건 아니었고 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이 사회의 흐름에 버틸 자신이 없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나한테 질문을 던진다. 너 로보틱스 정말 계속할꺼야?
창업은 어떻게 하는거지?
그래서 로보틱스는? 되돌아가서 시작점에 서서 되물어봤다. 나는 로봇이 하고 싶었던걸까?
아니다. 나는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며 현실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게 그 시점에 로봇이었다. 수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나는 로봇이라는 것에 그리 진심이 아니었던걸까 아니면 질린 것일까 뭐가 되었든 내 마음이 현재는 떠났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럼 다음으로 뭘 먹고 살 것인가? 내 커리어의 모든걸 포기한 순간이었다.
요즘 바이브 코딩이니 뭐니 1인 창업자가 억만장자가 되는 스토리가 무수히 올라온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은 나는 뭐든지 사용해보려는 욕심도 있다. 최신 IDE, 언어, 기술 등 자료를 막 쫒아가기 바빴다. 그러다가 내가 만들면 되지 않나? 새로운 분야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25년도 3월부터 이 생각에 꽂혀서 무수한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을 엄청했다. 내가 좋아하는걸 알아보려고 독서도 했고, 기술적으로는 안정성, 최적화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이를 이용하자고 생각해 Rust와 웹 프론트를 새롭게 공부했다. 그리고 SaaS나 다른 돈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보려 했는데 빈번히 실패했다.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두개의 서비스는 그야말로 쓰레기였다.
이게 왜 쓰레기일까 생각해보면 뭐 창업은 소비자가 필요로하는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인데 나는 기술적으로 원하는 것들을 사용해 내가 생각하는 문제를 풀고 싶어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심지어 기술적으로도 모자란게 너무 많아서일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는 마무리하지 못한 것도 컷다. 내가 원하는걸 끝까지 구현해내지 못했기 때문인데 내 맘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지식 없는 코드로는 더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더 깊게 서비스를 구성하려고 해도 나도 이해하지 못한 코드로 된 서비스를 만드는건 괴로워서 할 수가 없었다.
개인 사업자도 내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이것저것 아이디어 노트에 많은 서비스를 적었는데 현실은 당장 먹고 살 수 있게 회사를 퇴사할 용기도 없고 특정 서비스를 런칭할 레벨까지 끌어올려보지 못했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래서 결론은? 어쨌든 이 길을 계속 가 볼 생각이다. 이 블로그의 끝에는 내가 창업을 한다는 목표가 있다.
나는 소비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일상에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 싶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서비스로써
공부를 결심했다. SaaS는 망했다 뭐 이런 말도 있는데 반쯤은 맞는 말이다. 많은 부분이 AI로 대체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직접 해보면서 느낀 것도 있다. 나머지 절반은 안망한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는 망할 수도 있겠다. ㅋㅋ..) 항상 사람들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솔루션은 언제나 환영받는다. 나는 회사의 부품이 아니라 직접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결국은 웹, 모바일같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미 포화인 시장이지만 왜 포화이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이 믿고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이다. 나는 이 레드오션에서 내 길을 새롭게 갈고 닦아서 결국 홀로서기에 성공하고 싶다.
정말 힘든 사회인데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 분명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학생들도 포함해서 앞이 참 막막하다.
조잘조잘 떠들었지만 참 불안하고 어떤 길이 있을지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한발한발 나아가야한다.
“어제는 지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모른다.” - 미지의 서울 중
Subscribe to my newsletter
Read articles from AsacKan directly inside your inbox. Subscribe to the newsletter, and don't miss out.
Written by
